전자약은 저분자 화합물(1세대), 바이오 의약품(2세대)에 이은 3세대 치료제로 불린다. 미세한 전기 자극으로 뇌신경을 자극해 치료 효과를 낸다. 디지털 치료제도 3세대 치료제에 속한다. 디지털 치료제는 게임,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을 이용해 질병을 치료한다. 국내에선 상용화된 사례가 없다.
3세대 치료제 개발은 미국이 주도하고 있다. 미국 페어테라퓨틱스는 알코올·약물 중독 치료제 리셋으로 2017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아 세계 첫 디지털 치료제를 내놨다. 2018년 스마트폰 앱으로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치료하는 프리스피라, 지난해엔 게임으로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를 치료하는 인데버RX 등 미국산 디지털 치료제가 연이어 승인을 받았다. 시장조사업체 얼라이드마켓리서치에 따르면 디지털 치료제 시장 규모는 올해 52억달러에서 2026년 96억4000만달러로 85% 성장할 전망이다.
정부는 전자약 기술개발사업에 내년부터 2026년까지 406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치매, 파킨슨병, 당뇨, 희귀질환 분야 전자약을 주로 지원한다. 디지털 치료제에선 정서 장애 및 자폐 치료에 350억원, 우울증 장애 치료에 289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과기정통부가 원천기술 개발을, 보건복지부가 제품 개발을 지원한다”며 “그간 기초과학 과제 단위로 수행하던 R&D 사업을 디지털 치료제, 전자약 등 산업 단위로 확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3세대 치료제는 한국이 주도할 수 있는 분야라고 입을 모은다. 반호영 한국디지털헬스산업협회 부회장은 “우수한 임상 인프라를 집적된 환경에서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으면서 정보기술(IT) 인력이 풍부한 한국의 강점을 살려야 한다”며 “3세대 치료제 세계 시장의 강자가 아직 없어 국내 기업의 세계 시장 선점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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